The Society of Fashion & Textile Industry

Current Issue

Fashion & Textile Research Journal - Vol. 22 , No. 2

[ Article ]
Fashion & Textile Research Journal - Vol. 22, No. 2, pp.139-148
Abbreviation: Fashion & Text. Res. J.
ISSN: 1229-2060 (Print) 2287-5743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0
Received 05 Nov 2019 Revised 14 Jan 2020 Accepted 17 Jan 2020
DOI: https://doi.org/10.5805/SFTI.2020.22.2.139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와 패션스타일
이정화 ; 하지수1),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1)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Black Fashion-manias’ Images and Fashion Styles
Jeong Hwa Lee ; Jisoo Ha1),
Dept. Merchandising and Fashion Design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1)Research Institute of Human Ec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 Jisoo Ha Tel. +82-2-880-1453, Fax. +82-2-875-8359 E-mail: jisooha@snu.ac.kr


© 2020 (by) the authors. This article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and condition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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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classifies black fashion-mania by each type based on their motivation for wearing black fashion as well as verifies how they express their style. To achieve the objectives of this study, the research questions are as follows. First, the images of black fashion-manias are classified. Second, each type of black fashion enthusiasts’ motivations for wearing black fashion are verified. Last, black fashion-mania style are analyzed according to image types. In order to answer the research questions, a literature review and in-depth interviews (total 30 respondents (male 15, female 15) were executed. As a result, black fashion-manias use black fashion for self protection, their self-images such as charismatic professional image, modern sophisticated image, body-conscious sexy image, avant garde image which is an anti-fashion norm and unique image. The strong reason why black fashion-manias insist on black fashion is to ‘look cooler’. The expressions could be articulated from sophisticated styling techniques that appear to be undecorated rather than an overt decorated styling. It is helpful information to plan black fashion products and to establish a design direction that requires an understanding of why black fashion is pursued, while promoting an understanding of groups of black fashion-mania.


Keywords: black fashion-mania, black fashion, self-image, wearing motives, fashion style
키워드: 블랙패션매니아, 블랙패션, 자아이미지, 의복착용동기, 패션스타일

1. 서 론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Yohji Yamamoto와 Ann Demeulemeester는 블랙을 컬렉션의 중심색으로 작품활동을 하며, Yamamoto는 ‘왜 하필 블랙인가?’에 대해 ‘블랙은 겸손함과 거만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색이며, 숨길 수도 돋보이게 할 수도 있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했다(Menkes, 2000).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강동준 D.GNAK, 이영곤 Noire, 이도연 Baroque, 김규식 QUCHIC 또한 블랙을 주요색으로 컬렉션을 전개한다. 이렇게 블랙이 주목받는 이유는 디자이너가 블랙을 통하여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동시에 블랙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적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20대 소비자들은 패션제품을 선택할 때 품질(75.3점), 색상 (74.6점), 가격(73.9점), 소재(73.2점), 스타일/디자인(72.5점), 브랜드(69.1점), 유행(68.4점), 광고(62.4)를 중시(Ministry of Trade, 2016) 한다고 하였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나 유행 등 패션제품의 외재적 요인보다는 제품의 내재적 속성인 색상, 디자인, 소재를 더 우선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색상을 중요 시한다는 응답은 2013년 평균 69.9점, 2014년 평균 73.7점, 2015년 평균 74.6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패션제품의 색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현대 패션시장은 제품 판매가 아닌 이미지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화하며(Laurell, 2017) 패션을 이미지로 파악하는 것은 패션 제품 포지셔닝을 위한 의미 있는 기준이 된다. 블랙이 패션에서 주목받는 색상이지만 소비자가 표현하는 블랙패션이미지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상황으로 국내 패션 소비의 주체인 20 대와 3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블랙에 부여하는 이미지 연구는 의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블랙패션의 의미와 이미지에 대해 사적으로 고찰하고 현대 블랙패션마니아가 추구하는 블랙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블랙패션마니아가 추구 하는 이미지를 유형화하고 각 유형별로 블랙패션을 착용하게 된 동기와 블랙패션의 스타일링 방식의 특성을 도출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블랙패션마니아 소비자 집단에 대한 이해를 도모 하고 블랙패션 상품기획 및 디자인 방향설정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와 그 특성을 규명하기 위하여 문헌연구와 면접 법을 병행하였다. 우선, 블랙과 블랙패션이미지가 어떠하였는지 사적으로 고찰하고, 블랙의 이미지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파악하였다. 이를 위해 블랙과 관련한 색채학, 미술사, 건축, 패션 관련 서적, 선행연구, 기사 및 인터넷 자료 등을 바탕으로 문헌연구를 실시하였다. 블랙패션마니아의 블랙패션 표현방식과 착용동기를 밝히기 위하여 면접법을 실시하였다. 패션의 범위는 소비자가 스스로 자유롭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일상복으로 한정하였다. 이는 결혼식, 장례식과 같이 암묵적인 복식규범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패션스타일 표현에 있어서 제약이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 유사한 이유로 특정한 상황에서 입어야하는 유니폼의 경우도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블랙패션의 조건은 상의, 하의, 원피스, 외투 등 의복면적의 90% 이상을 블랙으로 한 착장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일상복으로 블랙패션을 주로 착용하고, 자신을 블랙패션마니아라고 여기며 블랙패션을 통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20대와 30대 대한민국의 남녀로 하였으며 블랙패션을 추구하게 된 동기 및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 수는 남녀 각 15명 총 30명으로 하였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패션스타일에 대하여 심층면접방법으로 수집한 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의 표현특성에 대하여 고찰한 선행연구(Kim, 2016; Lee, 2017)를 참고로 하였다. 자료 수집방법은 판단표본추출법(Judgement sampling)과 눈덩이표집 방법(Snowball sampling)을 병행하였다. 판단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20대와 30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강남, 이태원, 가로수길에서 의복 면적의 90%를 블랙패션으로 블랙패션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고 있는 자를 대상으로 면접 가능 여부에 대하여 묻고 자발적으로 면담에 응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눈덩이표집방법의 경우, 판단표본추출 법으로 선정된 연구참여자의 지인에게 모집문건을 전달하도록 하여 연구참여자가 면접에 참여를 원할 경우 연구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도록 하였다. 면접은 1대1 대응면접으로 진행하였으며 면접시간은 약 5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면접은 질문에 대한 응답이 포화가 될 때까지 진행되었으며, 추가질문이 있을 경우 연구참여자에게 재연락하여 추가면접을 진행하였다. 면접은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 No. 1803/003-009)을 받은 날인 2018년 3월 26일부터 2018년 6월 20일까지 실시하였다. 선정된 연구참여자들의 세부정보는 다음과 같다.

Table 1. 
subjects’ information
Subject Gender Age Occupation Frequency wearing black fashion/week(times)
A Female 22 Freelancer 5
B Female 23 Fashion store clerk 5~6
C Female 25 Fashion designer 6
D Female 25 Office worker 6
E Female 26 Graduate student 4
F Female 26 Office worker 3~4
G Female 27 Student 7
H Female 27 Student 7
I Female 28 Graduate student 4
J Female 28 Office worker 3
K Female 30 Office worker 4~7
L Female 31 Graduate student 6
M Female 32 Graduate student 3~4
N Female 35 University lecturer 3~4
O Female 37 Office worker 4
P Male 21 Student 5~6
Q Male 22 In between jobs 4
R Male 22 Student 3~4
S Male 23 Student 5~6
T Male 24 Model 5~6
U Male 26 Fashion store clerk 5~6
V Male 26 In between jobs 5~7
W Male 27 In between jobs 7
X Male 27 Self-employed 7
Y Male 28 In between jobs 5~6
Z Male 29 Self-employed 5~6
Z1 Male 30 Architect 5
Z2 Male 31 Student 4~5
Z3 Male 32 Office worker 4
Z4 Male 35 Fashion designer 4~5


2. 블랙과 블랙패션이미지
2.1. 블랙의 의미와 블랙이미지

블랙의 어원은 ‘검은 연기가 나면서 타버리다’, ‘연기가 나면서 까맣게 타다’라는 뜻인 인도 유럽어 bhleg-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되며, 고대영어 blaec, blac-, 중세영어 blak, 고대 독일어 bla(c)h, 고대 아이슬란드어 blakker와 그 기원을 같이한다 (Cho, 2017). 우리말에서 ‘검다’라는 색채어의 어원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어 낼 때 솥 밑 언저리에 엉키는 ‘검듸영’에서 유래하였다. ‘검다’라는 단어는 ‘검듸영’의 ‘검’에 어미‘-다’가 결합한 것으로, 그을려 생긴 검은색을 의미한다. 한자 ‘黑(검을 흑)’ 자는 굴뚝창과 불꽃염이 합쳐서 된 글자이다. 즉, 불을 땔 때 나는 연기가 창문 사이로 빠져 나가면서 검어지는 데서 유래된 문자다(Park, 2006).

한국산업규격 물체색의 색이름(KSA 0011: 2005)에서 블랙의 기본색 이름은 검정색이다. 블랙은 색채의 3속성 중 색상은 없고 명도는 가장 낮으며 채도가 없는 일차원 색채인 무채색이다. 가볍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색채의 무게감은 색의 명도와 관련이 있는데 보통 밝은 색이 가볍게 느껴지고 어두운 색은 무겁게 느껴진다. 따라서 명도가 낮은 블랙은 가장 무거운 느낌을 주게 된다(Horn & Gurel, 1988). 무채색간의 색채 효과에 대해 살펴보면, 흰색을 배경으로 하는 검정색의 정사각형은 검정색을 배경으로 하는 흰색 정사각형보다 더 작게 보이는데, 이는 검정색이 수축하는 성질을 가지는 데 비해 흰색은 팽창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Go, 1985).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블랙은 검은색 재, 탄 것이라는 어원에서 기원하였으며 물리적 특성에 의해 무거운 느낌을 주며 축소되어 보이는 성질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블랙은 잠, 꿈, 괴로움, 비밀, 죽음 등을 의미함과 동시에 비옥하고 풍요로움을 의미하였다. 기원전 2세기에는 로마의 고위관료들이 블랙 토가를 장례용으로 착용했는데, 이는 유럽에서 조문용 의복의 시작이었다. 실제로 이 블랙 토가는 완전한 블랙이라기보다는 어두운 색이었지만 그럼에도 블랙은 죽음과 연관되었다. 중세 기독교에서 블랙은 죄를 짓는 것과 부정(不正)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1000년대 이후에 블랙은 무서운 짐승의 모습을 한 악마의 색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1세기 전후로 블랙의 옷은 악마 의존적, 악마를 따른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이는 블랙뿐만 아니라 갈색, 회색, 보라색, 파란색 등 어두운 색까지 확장되어 적용되었다 (Pastoureau, 2009).

예술에서 블랙은 항상 중요한 역할을 했다. Caravaggio, Rem-brandt, Manet, Whistler 등의 화가들은 자기 작품의 중심에 블랙을 넣었다. 블랙이 색이냐, 색의 부재냐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어 왔지만 화가들에게 블랙은 분명 중요한 색이었다. 16세기, 17세기를 거쳐 19세기에서 블랙은 특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시기 회화에서 블랙은 명암대비를 강조하거나 볼륨감과 신비로운 감정을 야기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Steele, 2007). 20 세기 De Stijl운동을 시작으로 블랙이 진정한 색으로 지위를 확립해 나갔다. 1920년에서 1930년대에 블랙은 완전히 모던한 색으로 입지를 굳혀갔는데 1920년대에 패션계에서 Chanel이 블랙을 멋진 색으로 풀어냈으며 오늘날까지 블랙은 패션계에서 여전히 모던한, 창의적인, 파워풀한 색으로 존재하고 있다 (Pastoureau, 2009). 현대의 검은색은 스타일리시한 세련미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으며(Harvey, 1995) 자연의 색보다는 인공적 창조물들과 잘 어울리는 도시의 색상이 되었고 전 세계가 선호 하는 색상이 되었다(Moon & Kim, 1998).

동아시아에서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으로 검정색을 색이 없는 상태인 무색의 세계로 보았다. 욕망을 뜻하는 색(色)은 남녀 간의 정욕, 색욕, 여색을 뜻했고 악의 근원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색이 없다는 것은 이상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Song & Cho, 1997). 우리의 전통 색채는 ‘유채색’을 주로 사용하는 지배계급 사회의 엄격한 정색(定色) 관념으로 인한 색채 사용의 순수성을 강조한 일면과 색채 사용이 엄격히 통제되어 마음대로 색채를 사용할 수 없었던 평민계급 사회의 무채색 관념으로 나눌 수 있다. 흑색(黑色)은 음(陰)의 색으로 쓰였으며, 계절로는 겨울을 상징하여 다음 봄을 준비하는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만 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한다. 흑색 계열의 색채로는 치(淄, 검정), 현(玄, 밤하늘색) 등이 있다(Kim et al., 2003). 동양화를 대표 하는 수묵화에서는 불변의 원리를 찾고자하는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색을 사용하지 않았다. 먹으로 그린 수묵화는 무채색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색이 없는 그림이다. 그러나 모든 색이 담겨진 그림이기도 한데, 모든 색의 혼합이 검정이 되므로 먹은 모든 것을 담는 색이 되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묵화에는 온갖 색이 있다는 흑유오채(黑有五彩)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Oh, 2015).

2.2. 블랙패션이미지의 사적 변화

유럽에서는 블랙이 죽음의 색으로 여겨져 장례식에 적합한 색상이었다. 6세기에 Saint Benedict는 수도자들에게 수수한 옷을 입을 것을 강조하였다. 14세기까지 완전한 블랙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수도자와 일반인 사이에의 복색 차이는 없었으나 점차 블랙은 수도복에서 주요색으로 사용되었다(Pastoureau, 2009). 중세의 블랙은 전통적으로 상(喪)을 뜻했으며 중세 말까지 노동자 계급은 대부분 블랙 컬러의 옷을 입었고, 귀족들 옷에서 블랙은 모피를 이용한 코트에서 일부 나타났다(Kwak & Geum, 1998).

14세기 초반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점차 유럽 북쪽으로 블랙패션이 전파되었다. 당시 블랙으로 옷을 염색하는 것은 비쌌기 때문에 당시 블랙패션은 지위의 상징이었다(Steele, 2007). 15세기 이후 블랙패션은 대중에도 퍼져 일반인들도 블랙패션을 즐겼으며, 독일에서도 블랙패션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Hollander, 1993). 16세기의 스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으며 따라서 스페인이 국제적인 패션을 주도하였다.이후 스페인, 뉴스페인, 네덜란드, 나폴리 등에서 검은색은 관리를 비롯하여 권세 있는 남자들의 공식적인 옷이 되었다(Kwak & Geum, 1998).

17세기의 청교도들의 경우에는 종교적 이념의 영향으로 현세에서의 물질적 만족을 죄악시하고 내세 위주의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어두운 색상이라는 측면에서 경건한 검정색의 의상을 주로 소박과 검소의 상징으로 착용하였다(Harvey, 1995). 18세기 런던은 소박한 의상의 도시로 여겨졌다. 지식인들은 검은색을 입었고 국교에 반대하는 퀘이 커(Quaker) 상인들은 상징적으로 근엄한 스타일을 유지하여 갈색이나 검은색을 입었다. 미국에서도 똑같은 스타일이 유행해서 독립과 함께 1789년 워싱턴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검은색과 갈색의 미국 제조업체가 만든 모직 천으로 된 정장을 입었다(Harvey, 1995).

프랑스에서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이후 남성복의 간소화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판탈롱(Pantaloon)이라고 하는 직선형태의 긴 바지 착용과 검은색, 짙은 갈색 등의 색채로 나타났다(Kwak & Geum, 1998). 검은색은 어떤 색과 함께 사용되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를 표현하였다. 재질, 시대, 모양, 비용에 따라 검은 색은 부와 능력을 상징하기도 하였으며 몰락한 상류계급을 상징하기도 하였다(Harvey, 1995). 19세기에는 검정색 옷이 포멀 웨어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20세기의 블랙패션은 복식의 유형과 해석에 있어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었으며, 대량 생산에 적합하고 기능성을 강조하는 아르데코에서 나타난 블랙은 세련되고 차가운, 현대적인 이미지를 블랙패션에 부여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검정은 기존에 검정이 가진 도덕적 훌륭 함, 경제적 지불능력, 애도의 표시의 의미는 쇠퇴하였다. 1920 년대 Gabrielle Chanel이 발표한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는 여성복에서 새로운 안티패션으로 등장하며 1920년대와 1930년대 패션을 주도하였다. 블랙은 진중하고, 겸손한 컬러로서 1930년대에는 매장 직원들의 일상복으로 제안되었다 (Hollander, 1993).

1950년대 미국 학생과 지식인, 예술가를 중심으로 나타난 집단인 비트(Beats)족은 미국 사회생활의 단조로움, 사회 전체에 만연한 순응주의, 정치의 무의미성, 진부한 대중문화를 경멸하였다. 남성은 수염을 길렀고, 안경을 썼으며 헤어스타일은 짧게 하였다. 대표적인 의복은 검정색 터틀넥 스웨터였다(Song & Cho, 1997). 1960년대는 미국의 대중문화의 위력과 기성복 산업의 발달 등으로 패션은 점차 모험적이고 대중적인 것으로 변해갔다. 여성 인체 곡선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검정 레이스 속옷이 유행할 정도로 블랙이 전반적으로 유행하였으며, 이는 블랙패션의 관능미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Kim et al., 2009). 1970년대 후반에는 고스(Goth)가 등장 하였는데 이들은 전통적 고딕 문학과 영화에 미학적 뿌리를 두고 이에 매료되어 자신의 스타일을 찾으며 형성된 청년 하위문화다. 고스는 검은 옷, 검은 머리 염색, 시대 의상과 펑크, 정교한 장신구, 남녀를 불문 하고 창백한 얼굴에 짙고 검은 화장을 하는 특징이 있다(Yang, 2003). 1980년대 블랙패션은 Rei KawaKubo와 Yohji Yamamoto와 같은 일본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여성만을 위한 아방가르드하고 비대칭적인 디자인의 블랙패션을 선보였다 (Kwon et al., 2015).

우리 민족의 복식에서 블랙은 자주 쓰인 색은 아니다. 검정은 일상복보다는 면복, 제례복, 법복, 도복, 무복 등 의례용이나 수행용 의복으로 착용되었다(Seok & Geum, 2012). 고려 말에는 오행(五行)사상에 의한 의복개혁이 있었는데, 이에 따라 문무백관의 모자는 청색, 옷은 검정색으로 하였으며 승려의 모자는 흑건대관(黑巾大冠)으로, 여자의 옷은 흑라(黑羅)로 하도록 하였다. 공민왕(재위 1352~1374년)은 원나라의 양식을 따라 왕의 제복인 면복(冕服)을 착용하였다(Go, 2001). 블랙은 조선 후기까지 의례용이나 수행용 의복에 사용되었으나, 19세기에 이르러 조선의 개항과 더불어 의복색에 점차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을 하게 되면서 우리나 라에 서양문물이 유입되었는데 개화기 제복에서 시작된 블랙패션은 남성복에서 주로 나타났다. 1910년대에는 여성 외국 유학 생들의 모습에서 짧은 검정 통치마가 등장하였는데 이는 곧 국내에서도 유행하였다. 남학생들의 교복은 1910년대에 검은색 두루마기에 학교 모자를 쓴 학생들의 모습이 많았다(Geum et al., 2002).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한국인의 백의가 가진 경제적 · 심리적 · 미적 결함을 이유로 들어 국민복을 강요하였다. 따라서 사회 각계에서 염색한 옷을 입을 것을 홍보하고 관공서 단위로 복색을 단속하기도 하였으며, 백색 의복을 입은 사람들에 게는 검정이나 남색 염색을 끼얹기도 하였다.이 시기 일제는 실용적인 이유를 들어 색복(色服) 입기를 권장하였는데 여기서 색복이란 흑의(黑衣)였다(Seok & Geum, 2011).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검은색 옷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았으나 1934년 일제는 상례 간소화 정책을 반포하면서 상장(喪 章)으로서 검은 리본을 달게 하였으며, 이후 서서히 검은색 옷이 상복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부터는 매체에 의해 검은색이 저승사자의 색으로 인지되었는데 1970년대를 전후로 우리나라에서는 블랙패션은 죽음의 이미지도 갖게 되었다고 유추하여 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의상, 상품 등에서 검은색이나 감색 계열이 집중적으로 선호되었다. 승용차, 정장, 구두 등에서 검은색과 짙은 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는데 이 시기에 검은색은 권력이나 그 안에 감추어진 힘을 암시하는 색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블랙에 대한 이미지는 1980년대 일본산 가전제품, 미국산 자동차등의 수입과 더불어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세련되고 최신의 이미지를 나타내게 되었으며, 1990년대에는 여성복에서 인기 있는 컬러로 떠올랐다(Seok & Geum, 2011).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인 불황과 더불어 블랙이 유행하였는데, 블랙은 오염이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여러 옷에 받쳐 입기 좋은 활용도 높은 의복이라는 점이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되기도 하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블랙패션에 ‘시크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패션에서 블랙은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2004년에는 일본 대중문화개방에 의해 영화, 음반, 게임 부문에서 전면개방이 이루어졌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민족 정서와는 다른 펑크나 고스 등의 트렌드를 과감하게 수용하게 되었으며, 세계화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블랙패션에 대한 이미지는 국외에서의 블랙패션이미지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Ahn, 2009).

국외와 국내에서의 블랙패션을 이미지별로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Black fashion images from historical review
Black fashion images Fashion styles Times
Distinctive Mix and match styles After the 2000s(Worldwide)
Simple and frugal Puritan fashion 17th century(Europe)
Simplification of dress 18th century(UK)
Black dress 1930s(USA)
Military look 1940s(Europe, USA, East Asia)
Uniforms 1950s(the Korean war)
Simple style fashion after 1997 financial crisis(Korea)
Sensual and sexy Fetish fashion 1960s(USA)
See-through look and lingerie look 1990s(Europe, USA, Korea)
Authoritative and luxurious Burgundian court 15th century(France)
King Philip Ⅱ’s fashion 16th century(Spain)
Crowns, shoes lining the Three Kingdoms period(Korea)
King's ceremonial suit Goryeo and Joseon dynasty(Korea)
Modern and sophisticated Dandys' formal wear 19th century(UK)
Chanel‘s Little Black Dress 1920s(Europe)
Yves Saint Laurent‘s Le Smocking 1960s(Europe)
Western clothes(formal dress) 1960s(Korea)
Rebellious Rockers, Beats, Mods, punks, Goths' fashion 1950s~1970s (Europe and USA)
Avant-garde Rei Kawakubo, Yojhi Yamamoto and Japanese fashion designers 1980s(Worldwide)
Dead Black toga for mourning Roman times(Europe)
Black mourning dress After 1969(Western)
Professional and trustworthy European merchant, banker and officer 14th century(Europe)
Reformation of an officers' uniforms 1900s(UK, USA)
Student uniforms 1910s(Korea)
Officer and teachers' formal dress 1920s(Korea)
Officers' formal dress 1980s(Worldwide)

블랙은 서유럽을 중심으로 처음에는 조문용 의복으로 사용 되었으나, 점차 색의 활용범위가 늘어나면서 의례용 의복뿐만 아니라 일상복에서도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착용자의 신분, 옷의 소재 및 착장방법에 따라 블랙 안에서도 스타일링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스타일링에 따른 블랙패션의 이미지도 점차 다양해져 그 이미지가 죽음, 검소한, 위엄 있는, 고급스러운, 전문적인, 섹시한, 반항적인, 아방가르드한 이미지 등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국내에서 블랙패션의 이미지는 개인의 기호에 따른 의복색 선택이라기보다는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관념적인 색이미지가 우세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는 의복색 선택에 있어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가의 지배관념이 우선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블랙패션은 1980년대에 이르러 국가나 제도의 제재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른 의복색 선택이 가능해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블랙패션은 관리들의 옷을 시작으로 지식인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블랙 수트를 착용하게 됨으로써 권위적이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으나, 전후 경제 불황기 에는 검소한 이미지, 1980년대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최첨단의 이미지, 1990년대 패션에서는 섹시한 이미지, 2000년대이 후에는 시크한, 세련된, 모던한 이미지 등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블랙패션의 이미지는 블랙의 이미지에서 나타났던 죽음, 우울, 어둠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와 스타일 특성

블랙패션마니아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 유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자료 분석을 실시하였다.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은 연구 자료에 대한 기술을 중시하고, 기술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연구대상자의 개별적인 삶 속에서 경험의 의미와 본질구조를 밝히는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블랙패션마니아들이 블랙패션을 통해 추구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목적을 고려할 때 이 자료분석 방법이 적합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의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자가 진술한 전체 내용에 대한 총체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한 전체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는다. 둘째, 진술내용에서 의미단위를 구분한다. 셋째, 앞서 구분한 의미단위를 대표적인 학문적 용어로 변형한다. 넷째, 변형된 의미단위를 구조로 통합한다(Creswell, 2015). 결과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는 보호를 위한 강인한 이미지, 카리스마 있는 전문적 이미지, 모던한 세련된 이미지, 바디 컨셔스 섹시한 이미지, 탈규범적 아방가르드 이미지, 차별화되는 개성 있는 이미지의 6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3.1. 보호를 위한 강인한 이미지

블랙패션을 통해 타인의 무시 및 만만히 여기는 태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해 블랙패션을 활용한다. 신체적인 이유, 성격적인 이유, 사회관계적인 이유로 의복착용자의 키가 작은 편에 속하거나, 스스로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블랙패션을 착용하게 된 경우이다.

약간 사람들이 만만하게 안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일단 키가 굉장히 작고(155 cm), 작다보니까 ... (D, 25세 여성)

차가운 이미지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요즘 살다보니까 남들보다 어려보이면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P, 21세 남성)

자기보호를 위해 쎄 보이는 이미지를 추구하게 된 것 같아요. ‘건들지마’라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나타내고 싶었어요. 근데 이게 효과가 있나봐요. 밝은색 (옷을) 입었을 때보다 검은색 옷을 입고 있으면 확실히 저한테 덜 다가와요. (G, 27세 여성)

저런 컬러풀한 옷들을 보면은 예쁘다고는 생각을 하는데 그냥 제 생각에는 좀 과하다, 좀 약간 부담스럽다? 근데 블랙이나 이런 무채색류의 계열을 보면 막 마음의 평화가 찾아와요, 네. 안정되어보이고 그런 것 때문에 저는 성격상. 제가 막 컬러풀한 것을 입고 나가면 좀 불안해요. (Z4, 35세 남성)

블랙이라는 색이 가지고 있는 강인한 이미지는 주변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의 표현 방식은 특정 패션아이템 선택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블랙이라는 색이 가지고 있는 무거운, 강한 이미지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2. 카리스마 있는 전문적 이미지

강인한 이미지와 같이 강렬한 이미지를 추구하기는 하지만 블랙패션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유형이다. 이들은 주로 타인으로부터 신뢰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며 전문적인 사람으로 보이고자 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들은 패션스타일 특성 중 하나는 경조사가 아닌 날에도 수트를 주로 착용한다는 것이다.

은연중에 중요한 자리, 엄숙한 자리는 남자들이 검정양복을 입고 가는 게 있는 거거든. 그걸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한달까? 그 사람의 이미지도 분명히 존재를 해야 되니까. 그거를 만들어가기에는 (블랙이) 괜찮다,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입장이지. (Z1, 30세 남성)

카리스마 있는 전문적 이미지는 블랙이라는 색과 수트라는 패션아이템, 그리고 착용자의 신체특성과 관련하여 발현되고 있었다.이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블랙수트 착용에 있어서도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신체를 고려한 스타일링을 한다.

3.3. 모던한 세련된 이미지

블랙이 가지고 있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선호하여 ‘깔끔한’이미지로 보이기를 원한다. 이들이 생각하는 깔끔한 이미지는 블랙이라는 색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얇은 선, 절개 등 디테일에 작은 포인트를 준 패션아이템, 신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몸에 여유롭게 잘 맞는 핏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것을 추구하는데 이는 블랙패션에 있어서 디테일이나 소재 등에 약간의 차별화를 두는 것이다. 이들은 소재의 변화, 실루엣의 변화, 약간의 컬러믹스 및 절개 포인트로 밋밋한 블랙에서 벗어나고자하며 차별화를 시도한다.

조금은 더 깔끔한? 그거를 찾는 것 같아요. 근래에 신경쓰는 거는. 깔끔하다는 거에 일단 컬러가 포함되어 있구요. 그래서 검정을 찾는, 무채색 계열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너무 핏하거나, 너무 박시하지 않은 적당한 ... 예, 여유가 있는 기장인 것 같아요. (Y, 28세 남성)

저는 포인트 들어간 블랙을 추구하는 편이예요. 유니클로 같은 민무늬 블랙만 입으면 약간 느낌이 레스토랑(종업원)같은 느낌이 있어서 아, 이건 좀 아닌 것 같더라구요. (Z4, 35세 남성)

제 생각에는 그 블랙이 기본 능력치가 높아요. 예를 들어서 말이 이상한데, 축구로 따지면 박지성이 우리나라에 있으면요 박지성이가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일단 박지성이 경기에 나가면 어느 정도 경기를 해줄 수 있겠다 이런 기대치가 있잖아요. 기본 능력치가 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블랙이 어떤 스타일링을 해도 기본적으로 블랙이 들어가 있으면은 그 스타일 완성도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 느낌이예요. 그 우리나라 축구에서 (박 지성이) 뛸 때 믿음이 가는 것처럼. 하하하. 무슨 말인지 아시 죠? (Z2, 31세 남성)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검은 옷일 수 있을지 모르나, 자신들은 블랙패션 스타일링에 있어 신경을 쓰고 있으며 블랙의 톤 안에서도 차이를 구별하는 섬세한 옷입기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러한 섬세한 옷입기는 ‘세련된’ 것과 연관이 있었는데 연구 참여자들은 약간의 변화, 혹은 차별화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블랙패션과 자신의 블랙패션을 구별하고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3.4. 바디컨셔스 섹시한 이미지

섹시한 이미지는 선행연구에서 주로 여성복에서 나타났던 미적가치였으나 남성 블랙패션마니아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로도 출되었다. 몸에 밀착되어 신체 실루엣을 강조하는 바디컨셔스 스타일로 나타나는데, 전체적으로 상하의가 몸에 딱 붙는 스키니한 라인을 선호한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타이트한 블랙패션아이템의 착용은 착용자를 더욱 ‘날씬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응답하였다. 여성참여자들은 하체가 콤플렉스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은 신체 콤플렉스를 커버하기 위하여 블랙이 가지고 있는 축소색의 효과와 몸에 달라붙는 형태의 실루엣을 활용하여 보다 더 슬림하여 보이도록 연출하는 패션스타일링방법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요즘에는 ... 올블랙에 스키니에 구두나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는 거기에 꽂혔어요. 거기에 온 몸에 핏, 핏감에 딱 맞게 스키니하게. 상의도. 네. (Q, 22세 남성)

검정색이 몸매 보정 되는 색이라는 게 진짜 큰 메리트잖아요. 아무래도 검은색이 날씬해 보이니까요. 같은 스키니라도 블랙, 화이트 다르잖아요. (B, 23세 여성)

3.5. 탈규범적 아방가르드한 이미지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블랙패션마니아는 코드 브레이커의 역할을 한다.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는 성 이분법적인 옷입기에서 탈피하기, 전형적인 아이템 착장방법에서의 변화, 각기 다른 소재를 믹스앤매치한 스타일링, TPO를 무시한 옷입기 등으로 나타났다. 남성복을 착용한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자신의 성격이 털털하기 때문에 여성스러운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응답하였으며, 중성적 이미지를 추구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여성적이지도, 남성적이지도 않은 색인 중립적인 색으로 블랙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블랙을 적합한 색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타입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 뭔가 여성스러운 느낌 그런거. 그래서 약간 중성적인 걸 좋아한다고 해야되나? 동생도 남동생이니까 그래갖고 동생이랑 옷 같이입고 내가. 동생 셔츠 내가 입고 막. (C, 25세 여성)

제가 실루엣이나 소재에 점점 관심이 많아져가지고 ... 실루엣을 다양하게 입어보려고 하고, 자켓 같은 거를 안에 먼저 입고 그 위에 뭐 입고 그런 식으로. 네, 자켓 입고 그 위에 맨투맨을 입고. (R, 22세 남성)

저는 어딜 가든지 대부분 비슷하게 입으려고 해요 최대한. 만약에 거기(복식규범)에 맞춰서 입고 간다고 해야 한다고 하면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W, 27세 남성)

3.6. 차별화되는 개성 있는 이미지

어떤 특정한 이미지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그대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을 패션 하는 사람, 디자이너 같은 사람, 예술 하는 사람, 자기 사상이 뚜렷한 사람으로 보이고자 한다고 응답하였다. 차별화되는 개성 있는 이미지는 타자와는 구별되는 유일무이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며 일반 대중들과 자신의 패션 간에 차이를 두고자 하는 특징을 보인다. 매일 다른 스타일로 옷을 입으려고 노력하거나, 숏컷트를 하고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입는 등 이질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거나, 삭발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유일무이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데 블랙패션을 활용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딱 디자이너같이 보였으면 하는데 ... 그러니까 뭔가 새로워 보이는 그런거? 참신한 스타일을 찾으려고 해요. 같은 것만 입는게 아니라 계속 다르게 입으려고 바꿔서 입으려고 하고.(V, 26세 남성)

그리고 제 스타일도 좀 그렇지 않나요? 머리도 없고 눈썹도 없고. 모델 일을 하다보니까 최대한 저한테 맞는 ... 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을 찾다보니까 눈썹도 한번 ‘지금 아니면 언제 밀어보겠어’하는 생각으로 밀어봤고. (T, 24세 남성)

제가 ... 유행을 좀 혐오해요. 우리나라 막 다 따라하고, 똑같이 입고. 유행하고 개나 소나 차고, 개나 소나 입는 걸 혐오하거든요,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그거랑 좀 차별화를 두고 싶어 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저랑 똑같은걸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차별화를 두고 싶어가지고 좀 연구를 했거든요 저 스스로. 옷이나 머리나 이런 거. 바지도 제가 만든거거든요. 이런 식으로 그냥. (Q, 22세 남성)

차별화되는 개성있는 이미지를 추구하는 유형에서는 워크웨어(Work wear), 다크웨어(Dark wear), 테크웨어(Tech wear)를 토대로 한 패션스타일이 나타나고 있었다. 워크웨어란 작업복, 사무복에서 힌트를 얻은 디자인의 옷으로 청바지, 헐렁한 형태로 입기 편한 재킷인 점퍼, 상의와 팬츠가 하나로 이어진 작업복인 커버올즈(Coveralls) 등 아이템을 대표로 하는 스타일이며 다크웨어는 상의와 하의 모두 블랙을 특징으로 하면서 아방가르드하며 실험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Kim, 2016). 테크웨어는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사용하던 기능성 소재를 기반으로 일상에서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재해석한 어번 아웃도어 스타일을 말한다. 주로 블랙 컬러 아이템으로 제안되며, 많은 수납공간과 기능성 디테일이 부착된 것이 특징이다(“Issue Style: Urban Techwear”, 2018).

여섯 가지 추구이미지는 각 이미지별로 단독적으로 나타나 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 가지 이상 나타날 수 있으며, 추구이미지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블랙 패션마니아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그들의 신체적 특성, 외모, 직업, 성별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었지만 모두 ‘멋있어 보이기 위해’ 블랙패션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한 블랙의 색채이미지와 자신의 이미지를 동일시하여 블랙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블랙은 자기이미지색이 되어 블랙패션마니아의 성격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여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에 따라서 착용동기와 표현방식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 Table 3과 같다.

Table 3. 
Black fashion-manias’ features according to their wearing motivations
Images
Features
Strong image for protecting oneself Charismatic professional image Modern sophisticated image Body-conscious sexy image Anti-clothing norm avant garde image The unique image
Motivation To protect from others denigration To be seen as professional To obtain neat image that seems undecorated To express sexy and sensual image To act as a code breaker To show uniqueness
Silhouette Tight and fitted Slim and comfortable fit Slim and comfortable fit Tight fit Loose fit Tight and loose fit
Materials Wool, cotton, polyester Wool, polyester Wool, cotton, polyester Leather, nets Wool, cotton, polyester, leather Wool, cotton, polyester, lace
Details Lining and color point Lined jackets Lining and trimming Destroyed materials Pattern deformation Slits and pockets
Fashion items Oversized coat, leather jacket Suits as a daytime dress Shirts, slacks and dress Leather jacket, skirts and pants Cross dressing Work wear, tech wear, dark wear
Hair/accessories Dyed hair, piercing, tatoo Natural hair, watch Small sized silver accessories Red lips(woman), tatoo Dyed hair, hats, piercing Short cut(woman), shaved hair(man)
Styling - - Resistant to excessive decoration Reveal one's skin Breaks sexual division, TPO norm New black fashion image
Pictures of interviewees


4. 결 론

블랙패션마니아가 블랙을 선택하는 이유는 좀 더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패션에 관여도가 높은 집단으로 자기 스타일에 대한 확신과 확고함을 보이며 타인과 다른 차별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특히, 블랙패션마니아들은 대놓고 드러내는 ‘투머치 스타일링’보다는 ‘꾸민 듯 안꾸민 듯’한 것이 세련되고 멋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동시에 SPA브랜드의 ‘베이직한 아이템’에 대한 거부반응 또한 매우 컸다. 또 블랙패션마니아는 블랙패션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패션 브랜드 이미지와 자신의 이미지를 유사하게 보고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추후에 블랙패션마니아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추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며, 브랜드만의 철학과 스토리가 뚜렷이 해야 할 것이다. 요약하면 블랙패션마니아는 지나치게 관심을 집중하는 과도한 디자인을 지양하지만 동시에 자신만이 고집하는 아이덴터티를 일관성 있게 블랙스타일을 통해 표현하는 집단으로 이들을 타겟으로 하여 패션디자인 전략을 세운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여성 블랙패션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하체 콤플렉스가 있다고 응답한 여성이 대부분이었으므로 다리라인을 보다 슬림하고 곧아보이도록 하는 소재나 팬츠 패턴 개발이 필 요할 것이다.

둘째, 남성의 경우 슬랙스의 ‘깔끔한’이미지 때문에 슬랙스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연구참여자가 많았는데 베이직한 라인보다는 절개, 실루엣, 라인장식 등 디테일에 집중한 디자인을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블랙패션마니아는 기성복에서 차별화를 둔 ‘something new’를 추구하는 집단이므로 기존 시장에서 접하지 못했던 소재를 개발한다면 보다 경쟁력 있는 패션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블랙패션마니아들은 장식이 너무 많은, 과한, 부담스러운 아이템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으므로 슬릿이나 트임, 절 개, 라인장식 등 디테일, 단추, 지퍼, 프릴장식 등 부자재 및 소재에 차별화를 두어 이러한 디테일을 통해 블랙패션마니아들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남성복, 여성복으로 패션아이템을 구별하기 보다는 남녀공용 제품이 더 시장경쟁력 있을 것이리라 사료된다.

본 연구는 질적연구를 수행하여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는 블랙패션마니아라는 집단에 대한 이해를 도모함과 동시에 블랙패션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블랙패션 상품기획 및 디자인 방향설정에 활용될 수 있는 소비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사료된다. 하지만 분석과 해석에 있어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음과 질적 접근으로 인한 연구 대상의 적은 인원수로 인해 연구결과를 일반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을 수 있다. 추후 연구는 연구범 위를 확대하여 블랙뿐만 아니라 무채색마니아에 관한 연구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며 연구대상의 연령을 10대에서 50대이 상으로 한다면 연령별로 다양한 응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리라 사료된다. 또 본 연구에서는 지역을 서울로 한정하였으나 수도권 혹은 도시별로 블랙마니아의 특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지역별 특성 및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 가치의 사회현상적 의미와 현대 패션에서의 의미 등을 밝힐 수 있도록 더욱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석사학위청구논문의 일부임.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BK21플러스 의류패션 전문 창조 인재 양성 사업팀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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