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Fashion & Textile Industry
[ Article ]
Fashion & Textile Research Journal - Vol. 21, No. 5, pp.540-551
ISSN: 1229-2060 (Print) 2287-5743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19
Received 05 Jun 2019 Revised 20 Jun 2019 Accepted 28 Jun 2019
DOI: https://doi.org/10.5805/SFTI.2019.21.5.540

크리티컬 패션에 관한 고찰

정정희 ; 임은혁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What is Critical Fashion?
Jung-hee Jung ; Eun-hyuk Yim
Dept. of Fashion Design, Sungkyunkwan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Eun-hyuk Yim Tel. +82-2-760-0517, Fax. +82-2-760-0514 E-mail: ehyim@skku.edu


© 2019(by) the authors. This article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and condition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a new fashion phenomenon for critical fashion. Critical fashion is a message-centered fashion that delivers consciousness and sociocultural issues for contemporary society. The research method for this study combined literature reviews and case studies along with a research scope, that reviewed aspects of critical fashion through works, presentations, and images of collections, various media, and joint projects from the 2000s to the present day. This study indicates that critical fashion exhibits a conceptual pattern that metaphorically expresses the message of designers' perspectives on society and the fashion system. Critical fashion designers’ socially critical messages began to emerge in avant-garde fashion influenced by avant-garde art movement that then developed into a conceptual fashion heavily influenced by conceptual art movement before it evolves into concepts of critical fashion. Critical fashion has been influenced by community-oriented critical art, which signifies that the characteristic of criticism of an art system is expressed through the language of fashion. In conclusion, critical fashion resists the idea of the integration of a cultural industry whose homogeneity is continuously collapsing the differences for the purpose of consumption and challenges to the established fashion system.

Keywords:

critical art, critical design, critical fashion, avant-garde fashion, conceptual fashion

키워드:

크리티컬 아트, 크리티컬 디자인, 크리티컬 패션, 아방가르드 패션, 컨셉추얼 패션

1.서 론

최근 패션에서 레이 카와쿠보(Rei Kawakubo)와 뎀나 바잘리 아(Demna Gavasalia) 등의 패션디자이너들이 컬렉션, 전시, 영상을 통해 예술적인 새로운 형식으로 비판적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를 문화적 생산자라고 말하는 레이 카와쿠보는 최근 20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의「Rei Kawakubo/Comme des Garçons: Art of the In-Between」전시를 통해 패션에서의 미의 순수한 개념을 창조하기 위해 추상적 이미지에 접근하는 작업을(Bolton, 2017) 선보였다. 카와쿠보는 1980년대에 급진적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복식의 형태와 성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패션계가 여성미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비판하였다(Teunissen et al., 2014). 2000년대 이후 등장한 뎀나 바잘리아는 등장 초기부터 패션시스템에서 혁신적 반향을 일으켰다(Kim, 2016a). 바잘리아의 베트멍(Vetments)이 라는 디자이너 공동체의 시작은 여러 유명 패션하우스에서 경력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현 패션시스템에서 야기되는 창의성과 상업성이라는 상반된 측면에서의 공통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엇다. 이들은 기존 패션시스템의 관점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시 각과 취향을 제시하고 있다. 뎀나 바잘리아의 패션디자인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해체주의 패션과 유사한 외형적 표현 특성으로 인해 1990년대의 아방가르드를 떠오르게 하는 디자인, 20세기 말 아방가르드 디자이너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패션이라고 평가받기도했다(Shin, 2015). 한편, 예술에서의 비판적 메시지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을 필두로 하나의 운동으로서 사회현상이나 미술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는 크리티컬 아트의 형태로 1980년대까지 이어지다가 1990년대 이후 참여적 예술의 실천적 형태인 ‘관계예술(Relational Art)’의 경향으로 표현되고 있다. 패션의 변화는 사회·문화적인 변화와 관계가 깊은 바(Elinor, 1962; Marilyn & Louis, 1975; Mary & Joanne, 1965) 예술에서의 변화와 맥락을 같이하는 새로운 패션이 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패션에서 비평적 접근을 다루는 최근 연구들을 살펴보면 Vänskä and Clark(2018)는 「Fashion Curating: Critical Practice in the Museum and Beyond」에서 패션 큐레이팅은 본질적으로 비판적 실천에 있다고 말하면서 큐레이터의 방향을 논하고 있다. Geczy and Karaminas(2017)는「Critical Fashion Practice: From Westwood to Van Beirendonck」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와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와 같은 디자 이너들이 크리티컬 패션의 실천을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Geczy and Millner(2015)는「Fashionable Art」에서 최근 현대미술이 예술시스템을 비판하는 방향과 패션과 예술이 관계에 집중하는 접근방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 2014년 보이만스 반 뵈닝겐 뮤지엄(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에서는「The Future of Fashion is Now」전시(Teunissen et al., 2014)가 있었다. 이 전시는 다수의 젊은 비서구 디자이너들이 현재의 패션시스템을 소비주의와 지속가능한 생산방법으로 비판하면서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그들의 취향 및 스타일을 결합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에 민족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패션 큐레이팅과 패션디자인 측면에서 예술적이고 비평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 서는 패션비평의 방법론에 대한 연구(Choi, 2014; Kim, 1998; Koh, 2003) 외에, 비판적 패션현상에 대해 다룬 연구는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크리티컬 패션 경향은 아방가르드나 컨셉추얼 패션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새로운 특징을 보이는 바 현대 패션경향을 이해하기 위해 그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상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 새로운 동시대 패션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을 도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최근 패션과 예술, 디자인분 야에서 비평적 접근을 시도하는 저서와 전시의 선행연구를 통해서 현대 패션의 흐름을 크리티컬 패션으로 이해하고, 시대적 소명의식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시지 중심의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크리티컬 패션을 정의하고 이러한 새로운 패션의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이러한 연구 방법을 기초로 하여 크리티컬 패션을 형성하게된 요인에 관해 이론적 고찰하였다. 이론적 고찰을 토대로, 크리티컬 패션의 사례연구로는 1990년대 개념중심의 컨셉추얼 패션 이후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컬렉션 및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된 작품, 전시 및 영상, 공동프로젝트 등을 통해 크리티컬 패션의 양상을 고찰하였다. 사례자료들은 전시 도록을 비롯하여 브랜드 및 디자이너 홈페이지 및 컬렉션 전문 사이트 자료를 활용하였다.


2. 크리티컬 패션의 형성 배경

본 장에서는 최근의 패션 경향의 일면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크리티컬 패션의 형성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예술에서 제도비판적인 형태를 보인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의 영향을 받으며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표현되기 시작한 아방가르드 패션과 이후 등장한 사회와 패션시스템에 대한 메시지나 디자이너의 개념을 패션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컨셉추얼 패션 순으로 살펴보았다.

2.1. 아방가르드 패션(Avant-garde fashion)

‘아방가르드(Avant-garde)’라는 용어는 예술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관심을 가지고 색다른 운동을 전개하고자 했던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다(Oh, 1987). 포지올리(Poggioli)(Matei, 1987/1993)에 따르면 이 용어를 최초로 문화적으로 사용한 예는 1844년 라베르당(Gabriel Desire Laverdant)이 출간한「De la mission de lart et du role des artister」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서 그는 예술을 아방가르드라는 말로 기술함으로써 예술이 사회적 행위와 개혁을 위한 도구 내지 혁명적 선전 선동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교의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아방가르드는 전통이라는 규범적 과거에 대한 부정의 정신을의 미한다. 예술에 있어서 전통이란 아카데미즘(Académisme)을 말하는데, 이는 지적 · 합리적 측면을 강조했던 그리스의 고전주의 전통으로부터 유래하며(Choi, 1991), 특히 르네상스 이후 완전 성을 추구하는 이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미와 예술의 규범을 말한다. 이에 아방가르드 예술가는 아카데미즘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끊임없는 실험과 모험을 시도해야만 하고(Park, 1992), 어떤 ‘규칙에 따라’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찾아’ 창작하는 것이다(Roh, 1994). 아방가르드는 전통비판의 한 형식이며 예술을 정치적 선전 및 선동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처럼 패션 또한 기존의 지배문화에 대한 사회적 · 정치적 반항의 도구로 사용했다. 복식을 통해 표현되는 성적 행동과 자기 정체감 그리고 새로운 미의식은 사회적 반항의 적절한 매개물로써 작용하여(Wilson, 1985) 전통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20세기 아방가르드 패션을 형성하였다.

사회학 교수인 다이애너 크레인(Diana Crane)은 아방가르드와 같은 새로운 예술운동을 예술의 미학적 내용, 예술의 사회적 내용, 예술작품의 생산 및 분배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먼저 예술작품의 미학적 내용에 접근하는 방식이 첫째, 예술의 관습들을 재정의할 경우, 둘째, 새로운 예술적 도구와 테크닉들을 활용할 경우, 셋째, 예술작품으로 간주하는 대상의 범위를 포함한 예술적 대상의 본질을 재정할 경우 그 예술운동을 아방가르드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예술 작품의 사회적 내용에 접근하는 방식이 첫째, 예술작품 속에 주류문화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그와는 다른 사회적 혹은 정치적 가치들을 결합시킬 경우, 둘째,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할 경우, 셋째, 예술제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할 경우 그 예술운동을 아방가르드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마지 막으로, 예술작품의 생산 및 분배에 접근하는 방식은 첫째, 비평, 롤 모델, 관객을 차용한다는 의미에서 예술 생산의 사회적 맥락을 재정립할 경우, 둘째, 예술의 생산, 전시, 분배와 관련된 조직적 맥락을 재정립할 경우, 셋째, 예술의 본질적 역할 혹은 교육, 종교, 정치와 같은 다른 사회제도에 예술가들이 얼마만큼 참여할 수 있는가를 재정립할 경우 그 예술운동을 아방가르드로 간주한다고 하였다(Crane, 1987/2012). 즉 아방가르드한 것으로 생각되는 예술작품은 때로 주류문화에 함축된 의미에 비판적이거나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방가르드 패션디자이너들은 오트 쿠튀르의 완벽한 기능을 고의적으로 무시하는 복식을 선보 임으로써 고급 패션의 의미를 폭로하고 비평하였다(Crane, 2000/2004).

패션에서의 ‘아방가르드’는 대개 복식의 특정 품목에 부여된 통상적 의미를 변화시키거나, 다른 종류의 물건을 복식으로적 합하게 다시 정의하기 위해 그 물건과 관련된 의미를 바꾸는 것을 뜻한다(Crane, 2000/2004). 더불어 일반 유행을 앞선 독창적이며 기발한 디자인의 복식이나 그것을 창조하는 디자이너(Cho, 1995) 또는 응집력 있는 예술가 집단을 의미하기도 한다(Kawamura, 2004). 아방가르드 패션디자이너에 대해 Geczy and Karaminas(2012)는 디자인의 전통이나 제약을 벗어나 의복과 몸과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초, 기반은 일본에 두고 있지만 파리에 진출한 일본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는 단색 검정색의 단순한 텐트와 같은 의복으로 아워글래스 실루엣의 형태에 의문을 제기하여 1980년대 초 패션 인식에 도전하였다. 레이 카와쿠보는 오트쿠 튀르 전통에서 창조된 가치를 완전히 반대로 표현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기능의 완벽함은 바로 쿠튀르의 징표로서, 바느질은 완벽하고 재단은 나무랄 데 없어야 한다고 생각되었으나 카와 쿠보는 구멍으로 가득찬 스웨터와 옷단이 마무리되지 않은 너덜거리는 드레스를 디자인했다. 즉 카와쿠보의 디자인은 사회적 선언이자, 노숙자 여성들의 의복에 대한 간접적인 언급으로, 타락한 서구 패션에 대한 은근한 공격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은 ‘레이스(Lace)’ 또는 일명 ‘스위스 치즈(Swiss cheese)’ 스웨터(Fig. 1)로 스웨터의 찢어진 구멍처럼 보이는 다양한 크기의 구멍은 의도적으로 직기를 조작하여 얻어진 결과이다(Yim, 2013). 즉 이러한 의복의 구멍을 통해 인체의 부위나 아래의 다른 의복을 우연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인체에 대한 기존의 진부한 표현을 거부했다. 이를 통해 인체의 성적 부위에 대한 위계구조를 파괴하고 패션과 성적매력(Sexiness)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Evans & Minna, 1989).

Fig. 1.

Rei Kawakubo, Lace sweater, 1982 F/W.REIKAWAKUBO/COMME des GARҪONS: Art of the In-Between(2017), p. 31.

이어서 1980년대 말, 벨기에의 마르탱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의 프로젝트는 좀 더 혁신적이었는데, 그는 중고 의류에서 잘라낸 조각들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었다. 그의 고급 패션디자인에서 빈곤을 흉내 내는 시각적 전략은 오트쿠튀르의 부유함에 대한 논평으로 인식되도록 의도된 것이다. 예를 들어 마르지엘라가 재활용 사용과 와이어로 만든 초기의 웨스트코트나 Fig. 2와 같이 접시를 깨뜨린 것은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를 개념을 연상케 한다.

Fig. 2.

Maritn Margiela, 1989-90 F/W.Art & Fashion, Between skin and clothing(2011), p. 21.

따라서 아방가르드 패션은 기존의 패션 의식을 혁파한 것으로 일반적인 패션 경향을 앞선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패션을 말한다. 즉 기존 패션에서 추구하는 전통적인 미의식을 파괴하고, 의복 착용에 있어서 시간적 · 공간적 환경에 따른 형식적 규범을 무시하고, 성에 따라 차별화된 복식의 형태나 관습들을 거부하며, 인체형에 따라 제작되는 의복의 전통적인 구성이나 재단 방식 등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방가르드 예술의 영향을 받은 아방가르드 패션은 복식과 몸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아방가르드 패션디자이너들에 의해 대중문화를 수용하고 전통적인 성과 인체미, 서구적 이상미를 거부하고 복식의 형태 및 미의 위계구조를 파괴하면서 패션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2. 컨셉추얼 패션(Conceptual fashion)

컨셉추얼 아트란 용어는 미니멀리즘 예술가들이 자연스럽게 개념미술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1961년 예술가 헨리 플린트(Henry Flynt)가 뉴욕 플럭서스(Fluxus) 그룹과 관련된 복합적 행위에 ‘컨셉추얼 아트’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Yoo, 2008). 이 용어는 1913년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이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재정의 내린데서 유래하는 것으로 이 미술 운동의 보편적인 특성은 진실한 예술작품은 물리적인 대상이 아니라 개념이나 관념으로 구성되는 것이라는 주장에 있다(Han, 2005). 즉 종래의 예술가적 의식을 버리고, 완성된 작품 그 자체보다는, 제작의 ‘아이디어’와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반(反)미술적 제작 태도를 말한다(Robert, 1996/2007). 이러한 컨셉추얼 아트는 20세기의 모더니즘의 영향과 반영을 통해 아방가르드의 한 형태로 언급되었고 미니멀리즘인 동시에 포스트 모더니즘의 진행을 뜻하기도 한다(Kim, 2012).

컨셉추얼 아트에서 컨셉추얼은 미술과 패션뿐 아니라 음악, 무용, 음식, 건축 등 문화전반에서 나타나는 경향으로서 영역간의 혼재와 융합을 통해 신개념을 창출하는 사회현상을 말한다(Kwon & Geum, 2007). 현대사회는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다중감각시대에 돌입하게 되었고,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사회화과 정이 진행되고 발전됨에 따라 인간이 본질적으로 더욱 높은 수 준의 자유로운 개성과 특별화를 요구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Choi, 2006). 즉, 테크놀로지와 혁신이 의복의 실용 성, 기능성, 내구성보다 중요한 관심사가 되면서 디자이너는 점점 더 예술적 행위에 접근했고 컨셉추얼 패션이 등장하게 되었다(Geczy & Karaminas, 2012).

컨셉추얼 패션에 대해 나탈리 칸(Nathalie Khan)은 ‘형태와 물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의미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Khan, 2000). Kwon(2008)은 컨셉추얼 아트의 특성 즉 구성과 구조면에서 매체와 영역을 융합하고 우연과 시간을 도입하여 공간을 확장하며 생산과 수용의 주체와 객체의 구분을 없애고 일상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여 소통하고자하는 특성이 반영된 패션으로 정의하였다. 즉 컨셉추얼 패션은 디자이너의 개념과 제작태도를 반영하는 패션을 말하는 것으로 Geczy and Millner(2015)는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패션은 컨셉추얼 아트와 조각과 동등하며 그것에 공감하면 컨셉추얼 패션을 통해 공통적인 감동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컨셉추얼 패션을 보여주는 패션디자이너 즉 후세인 샬라얀(Hussein Chalayan)과 빅터 앤 롤프(Viktor & Rolf),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작업형 태에 대해 헤롤드 코다(Harold Koda)는「Extreme Beauty」에서 ‘개념적 접근(Conceptual approach)’이라 표현하였다(Koda, 2004). 패션에서의 개념적 접근의 인식은 일본 디자이너들에 의해 1980년대에 부각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 영국과 벨기에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등장으로 복식에 개념적인 접근을 시도하면 서, 컨셉추얼 패션은 하나의 특징적인 장르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Geczy & Karaminas, 2012).

대표적인 컨셉추얼 디자이너인 후세인 샬라얀은 건축, 과학 혹은 자연과 같이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신체의 역할을 고찰하여 이 접근방법을 의복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고, 그 연구결과를 의복으로 바꾸려는 실험을 한다고 하면서 주로 영감을 받는 것은 환상(Fantasy)과 현실(Reality) 사이에 바로 놓여진 틈새에서 이루어진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그가 신체와 건축, 조각에 관심이 많은 개념론자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복식에 개념을 불어넣음으로, 모든 솔기, 모든 스티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살라얀의 디자인들은 개념화에서부터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길며, 지적이고 우아하며 최소한의 장식만으로 구성되어 있다(Jang, 2002). 예를 들어 Fig. 3은 패러디 기법으로 소매와 진동을 없앤 변형된 코쿤형의 드레스이다. 복식의 외형적 형태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여성의 인체를 구속시키는 탈중심적 의미가 두드러지게 표현된 디자인이다.

Fig. 3.

Hussein Chalayan, Cocoon shaped dress, 1998 S/S.www.firstviewkorea.com.

1980년 일본 아방가르드 패션이 나타나면서부터 파리 패션 시스템이 정체성의 위기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후 컨셉추얼 패션에서는 사회와 패션시스템 자체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 적·문화적인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Brand & Teunissen, 2009; Lipovetsky, 1994). 이러한 개념화, 스토리텔링(Brand, 2008; Evans, 2003), 그리고 경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Brand & Teunissen, 2009)의 과정에서 패션의의 컬렉션은 일종의 퍼포먼스(Performance)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빅터 앤 롤프는 예술을 통해 패션 과정에 지적인 접근을 하고 있으며 자신들 스스로가 컨셉추얼 패션디자이너로서의 개념적 접근방식으로 이미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Bruggeman & Van, 2016). 빅터 앤 롤프는 <Russian Doll> 컬렉션(Fig. 4)에서 디자이너가 모델에게 옷을 하나씩 입혀주면서 완성시켜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컬렉션을 퍼포먼스로 선보이면서 쿠튀르가 아이디어의 실험실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준 것이다. 퍼포먼스가 개념과 경험에 대한 집중이 증가된 이러한 맥락에서 박물관은 새로운 패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적 절한 플랫폼이 되었다(Black et al., 2013). 빅터 앤 롤프 컬렉 션의 개념적 디자인은 터무니없이 접근하기 어려운 쿠튀르 디자인을 패러디했다. 즉 빅터 앤 롤프의 작업은 패션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패러디나 비평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Black et al., 2013).

Fig. 4.

Viktor & Rolf, <Russian Doll>, 1999-2000 F/W.Huh(2011), p. 27.

마르지엘라가 1997년 로테르담에 위치한 보이만스 반 뵈닝 겐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에서의 네덜란드 미생물학자와 같이 흰 면에 다른 색과 질감을 만드는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 이스트, 곰팡이를 배양하였다(Susan et al., 2006). 전시 타이틀인<9/4/1615>(Fig. 5)의 ‘9’는 마르지엘라가 데뷔 후 컬렉션을 지속해 온 횟수, ‘4’는 박테리아를 배양시킨 일 수, ‘1615’는 총 전시 시간을 의미한다(Evans, 1998). 이렇게 배양시킨 옷에서 유기체들이 생성되면 그 옷은 미술관의 긴 유리벽 밖에 전시되었다. 이것은 옷에 박테리아를 발라 옷이 아주 빨리 손상되는 것을 연출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르지엘라는 창조와 부패의 자연주기를 옷을 구매하고 버리는 소비자들의 주기와 비교하였다(Buxbaum, 1999). 이러한 작업의 전시를 통해 짧은 시간 진행되는 패션쇼에서는 불가능한 옷의 변화를 관찰하게 해주었다. 즉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패션의 속성을 뒤엎고 미완성에서 완성으로의 과정이 아닌 완성된 형태를 파괴시키는 순서의 역행을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Evans, 2003).

Fig. 5.

Maison Martin Margiela, <9/4/1615>, exhibition, 1997.Huh(2011), p. 64.

이와 같이 일본 아방가르드 패션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위한 다학제(Multidisciplinary) 언어를 개발하여 패션디자인에서 완전히 새로운 미학을 보이기 시작했다면(Brand & Teunissen, 2009), 컨셉추얼 디자이너들은 영역 간 제휴로 인한 상호학제적(Interdisciplinary)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컨셉추얼 패션은 구성방법이나 표현형식면에서 사색적이고 철학적이고 형태보다 과정과 의미의 확장에 중점을 두고 디자 이너의 제작 태도와 조형의지를 부각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컨셉추얼 패션디자이너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표현적 방법 이나 패션쇼 진행 구성에 있어 그들의 개념적 사고를 표현하고 완성된 작품보다는 컨셉추얼 아트 예술가들의 중요한 특징인 아이디어와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의복의 기본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을 벗어나 패션을 예술에서 제기하는 문제와 같은 주제로 인식하고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데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Kim, 2012).

이상의 크리티컬 패션의 형성배경을 요약하면 반전통성을 강조한 아방가르드 예술의 영향을 받고 탈경계, 탈장르화된 사고방식에 의해 서구중심 제작방식이 해체된 특징을 보이는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이는 전통성을 완전히 배제한 컨셉추얼 아트의 영향으로 탈경계, 탈장르, 탈중심화된 사고방식으로 인해 새로운 매체로 인한 새로운 주체가 등장하는 방식의 특징을 보이는 컨셉추얼 패션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이후에는 결합 및 통합을 형태적 특징으로 하는 크리티컬 아트의 영향으로 탈경계, 탈장 르, 탈중심화된 경계의 모호성을 넘어 경계를 초월한 사고방 식으로 인해 주체 간 상호작용을 위한 새로운 제작 방식의 특징을 보이는 크리티컬 패션이 형성되었다.


3. 크리티컬 패션(Critical fashion)

본 장에서는 크리티컬 패션을 살펴보는데 있어서는 크리티컬 아트에 변화를 준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비롯하여 관계미학 이나 컨셉추얼 아트, 멀게는 아방가르드 운동의 표현양식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는 크리티컬 디자인의 등장에 주목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나아가 본 연구의 근거를 둔 저서 및 전시를 바탕으로 크리티컬 패션을 정의해 보고자 한다.

3.1. 크리티컬 아트(Critical art)

크리티컬 아트라는 용어는 1990년대 말 Jerzy Truszkowski의 저서 「Sztuka krytyczna w Polsce, część 1: Kwiek. Kulik. KwieKulik 1967-1998. [Critical Art in Poland, Volume 1; Kwiek. Kulik. KwieKulik 1967-1998]」에서 처음 사용되었다(Ryszard, 1999). 이 용어는 1990년대의 폴란드 예술가들의 활동을 가장 잘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Culture, 2008).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폴란드에 있는 네오아방가르드 예술가 들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예술가 듀오 KwieKulik(Zofia Kulik & Przemys?aw Kwiek)의 실천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론과 실천 양쪽에 동일하게 중점을 두는 예술의 분야를 말한다. 프랑스 사회철학 이론가인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ére)에 따르면 크리티컬 아트는 관객으로 하여금 지배체제의 메커니즘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세계변 혁의 의식적 주체로 전환하게 하는 유형의 예술이라고 하였다(Ranciére, 2004/2008). 이러한 전통적인 크리티컬 아트의 패러다임은 ‘예술이 지배구조의 특징을 보여주거나’, ‘주류 아이콘을 패러디하거나’, 또는 ‘예술이 자신에게 지정된 공간을 떠나 사회적 실천’이 됨으로써 예술이 정치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다시 말해 크리티컬 아트의 정치적 효력은 예술(가)의 의도와 결과 사이의 특정한 인과관계의 형식에 의거하고 있다는 것이다(Kim, 2016b).

예술은 동시대 사회·문화 현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현대 예술은 사회·문화적 현상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면을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각이미지를 창조하는 미술은 적합한 사회비판의 영역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Kim, 2016c). 미술의 역사에서 예술의 주요 목적이나 기능이 기존의 제도나 사회에 대한 ‘비판(Critique)’에 있었던 예술의 관점과 실천은 약 1세기의 계보를 갖고 있다. 20세기 초 마르셀 뒤샹을 필두로 일부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자들이 자신의 예술의 이념을 아카데믹 아트(Academic art)와 모던 아트(Modern art)의 전통을 파기하는데 두면서 크리티컬 아트의 형태가 드러나기 시작되었다. 크리티컬 아트가 하나의 운동으로서 사회현상이나 미술제도에 대한 비판의 형식을 본격적으로 실험하며 점차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 1960, 1970년대를 거치며 전개된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Situation(al)ism) International)’, ‘플럭서스’, ‘개념미술’ 등에 의해서였다. 포스트 모던 아트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하여 1980년대를 거치며 이러한 반(反)제도적, 반(反)전통적 실험적 예술운동에 힘입어 모던 아트의 제도(즉 자율주의, 형식주의, 심미주의)와 모더니 스트 사회현상(즉 남성주의,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상품주의 등)에 대한 비판적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Kim, 2016b).

특히 1960년대 사회운동은 예술분야에 활발한 사회적 참여를 이끌었으며, 행위예술과 설치예술의 등장을 초래했다. 이후 이러한 영향을 받아서 1990년대 이후 비판적 의식을 지닌 예술 가들에 의해 참여적 예술이 전개되었으며 기존 예술제도와 달리 개방적 구조를 지닌 작업들이 점차 증가했다(Griffin et al., 2013/2015). 20세기를 거치며, 예술 실천에서 ‘참여’의 의미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왔다. 특히 정치적 전환기와 봉기의 순간마다 참여적 예술 실천은 새로운 형태로 재등장했다(Bishop, 2012). 처음으로 참여적 유형의 예술이 시도되었던 1920-1930 년대 다다와 초현실주의 운동은 이탈리아가 파시즘으로 향해가던 1917년 혁명 이후 등장한 것이었다면, 파리 국제상황주의 운동이나 커뮤니티 아트를 비롯해 1960-1970년대 본격적으로 실험되었던 참여적 예술실천들은 2차 대전 이후의 상황, 특히 68혁명과 관련되어 좌파적 정치 성향을 드러내며 유토피아적 의제를 지닌 것이었다. 이와 달리 인간상호관계에 집중하기 시 작한 1990년대 이후 관계예술을 비롯한 참여적 예술 실천들의 경우, 1989년 베를린 장벽붕괴, 이후 실행 가능한 좌파 대안의 부재, 예술과 교육의 총체적 시장화가 그 배경이 되었다(Bishop, 2012).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2000년대 이후 참여예술은 2001년 발생한 911테러와 이후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에 따른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부정, 더불어 디지털 매체의 혁명과 확장된 네트워크 환경으로 인한 새로운 소통방식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참여예술(Participatory art)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1990년대 이후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급부상한 미국의 미술사 학자 클레어 비숍(Claire Bishop)이 언급한 ‘사회성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 아트나 설치에서 강조되는 개인의 능동적 참여보다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협업이나 경험의 집단적 측면을 강조하는 예술 분야이다(Kim, 2015). 따라서 클레어 비숍이 주장하는 자크 랑 시에르의 ‘크리티컬 아트’ 또는 ‘정치적 예술(Political art)’의 이론에 근거한 미술의 ‘사회적 전환(Social turn)’ 경향이란 예술적 경험보다는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공동체 간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는바 모더니즘의 미술제도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사회주의적 전환과는 다른 것으로,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기술적으로 관리되고 점점 더 통제가 가능한 사회에 대한 오늘날 예술가들의 비판적 대응으로 등장 한 것이다(Seo, 2013).

참여예술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텍스트로 여겨지는 ‘관계예 술(Relational art)’은 예술작품을 물리적 · 개념적으로 실현시키고 수용하는데 있어, 관람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예술 실천의 한 경향이다. 다시 말해 관계예술은 관람자의 참여적인 모델을 제공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작업의 중심에 놓는 맥락을 추구하는 작업으로서 관계미학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Kim, 2015). 따라서 관계예술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구심점을 잃은 현대미술 상황을 고려할 때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고 자본화된 사회현상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Cho, 2017).

사회적 전환이라는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압축하는 미학적인 입장으로는 2000년대 이후 조명되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큐레 이터이자 비평가인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의 저서인 동시에 그가 제안하는 미술이론인「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이 있다. 이것은 1990년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가들의 작업 방식을 이론적으로 정립하여 새롭게 나타난 동시대 미술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관계예술의 경향이란, 첫째,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다른 미래와 관련 있는 대안근대 예술가(Alter-modern artist)의 양상을 보이며 어떤 운동의 재생도 아니고 어떤 양식의 회귀도 아니고 현재에 대한 관찰로부터 유래한다(Bourriaud, 2009/2011). 둘째, 새로운 미술의 형식(Form) 보다는 기존에 있는 예술형식, 내용, 예술방식을(재)생산하는 양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존재했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차용(Appropriation)이나 유럽 상황주의자 들이 주장했던 전용(Détournement)과는 다른 예술의 제작방식과 의미의 생산방식, 그리고 예술의 저장(수집)방식을 알려주는 형태이다(Chung, 2012). 이는 곧 현대 예술의 작업방식의 새로움을 보여주는 부리오의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 방식을 말한다. 포스트프로덕션은 서비스 산업 및 재활용과 연관된 일련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부리오가 사라 모리스(Sarah Morris),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바네사 비크로프트(Vanessa Beecroft)와 같은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재편집하는 영상작업 등을 설명할 때 사용한 용어이다. 예를 들어 비크로프트가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작업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전시했던 ‘타블로 비방(Tableau vivant)’도 이러한 포스트프로덕션의 형식을 빌리며, 이탈리아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에서 47번째로 실현한 <VB47>(Fig. 6)에서 찾아 볼 수 있다.

Fig. 6.

Vanessa Beecroft, <VB47>, 2001.Chung(2012), p. 203.

이렇듯 오늘날 변화된 미술가의 작업은 전통적인 창작행위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첫째, 아카이브(수집)방식에 주목하면서 공유세계와 공통역사의 흔적과 증거를 수집하고 기억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이질적인 요소들(콜라주)을 수집(예술작품, 개인의 사진, 물건, 광고, 상업적 비디오 등)하고 연결한다. 둘째, 오브제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조우를 가능케 하는 형식을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셋째, 새로운 미술의 형식보다는 기존에 있는 예술형식, 내용, 예술방식을(재)생산하는 양상에 집중하고 원재료보다 기존의 문화적 생산물을 가지고 작업하는 특징이 있다. 즉 뉴미디어 등장으로 인해 포스트프로덕션이라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가 생산, 제작한 이미지는 또 다른 사람에 의해 소비되고 변형되어, 재생산된다. 넷째, 물질적 생산에서 나아가 조사, 인터뷰, 자료수집, 진행 등의 프로세스를 내포한 총체적 미술행위를 통하여 ‘시간성’과 ‘장소성’의 문제를 미술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등 타영역의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통섭적인 프로젝트 작업을 하기도 하고, 일반인들과 함께 대중 참여적 코웍(Co-work)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3.2. 크리티컬 디자인(Critical design)

디자인 분야에서의 비판적 대응으로 크리티컬 디자인은 관습적이고 익숙한 기능을 왜곡하거나 확장시켜 사용자 혹은 관람자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일상생활에 만연한 사물의 역할을 재고하고 성찰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크리티컬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1999년, 메타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창한 이론가이자 교육자겸 디자이너인 앤서니 던(Anthony Dunne)(Dunne, 1999)의 저서「헤르츠 이야기; 탈물질 시대의 비평적 디자인(Hertzian Tales: Electronic products, aesthetic experience and critical design)」에서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이후 크리티컬 디자인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자인이 과연 사회적으로도 균형 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디자인 영역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크리티컬 디자인은 유럽, 특히 영국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반응을 유발시켰는데, 그들은 사회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들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면서 새로운 디자인 영역을 정착시켰다. 이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산업 중심적인 논리에 맞서는, 혹은 또 다른 측면에서 산업과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매개체로서 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크리티컬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활동은 일상생활 속의 습관이나 사람들의 생각, 더 나아가 당대의 문화를 변화시킴으로써 더욱 질적인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 변혁(Social innovation)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Lee, 2016). 1970년대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 이론들에 대해서 비평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급진적 디자인(Radical design) 운동과 1990년대 가구디자이너 및 제품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컨셉추얼 디자인(Conceptual design) 운동이 상업주의를 비평했던 전례로 볼 때 크리티컬 디자인은 이러한 역사적 계보를 잇는 것이다. 오늘날에 비평적 디자인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한 비평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크리티컬 디자인은 대중의 정신적, 심리적 자각을 유도하고 권장하기 위한 것이며 사람들의 마음과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다. 즉, 위대한 예술가라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디자인은 사회 참여적이어야 한다는 사회 참여적 디자인의 가치 중 하나가 크리티컬 디자인이다.

크리티컬 디자인 방식은 그 유사성이 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이나 컨셉추얼 아트, 멀게는 아방가르드 운동까지 폭 넓게 발견된다(Kim, 2014). 따라서 크리티컬 디자인은 사회 참 여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계를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서 사회적 · 심리적 · 문화적 · 기술적 · 경제적 관념 등을 의미 전달을 위한 매개체로서 활동한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의 실험적인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방향과는 또 다른 측면이다. 크리티컬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실현가능한 형태와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 디자이너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며 어떻게 대중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3.3. 크리티컬 패션(Critical fashion)

크리티컬 패션의 개괄적 개념은 유용성(Usefulness) 보다는 메시지 중심의 은유적 패션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크리티컬 패션은 패션을 통한 신분과 계급 등을 표현하기 위한 유 용성의 강조보다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 중심의 패션을 말한다. 크리티컬 패션은 성과 인체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 예술과 미디어의 발달로 사회문화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컨셉추얼 패션으로 이어졌다. 이후 크리티컬 패션으로 연결되어 커뮤니티를 강조하면서 예술에서 사용하는 비판적인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된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동시대 예술의 변화 형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줄리안 스텔라브라스(Julian Stallabrass)는「가벼운 고급예술(High Art Lite)」에서 젊은 영국 예술가 들(yBas: young British artists)의 미술은 ‘예술처럼 보이지만, 그 대체물로 작동하는 예술’이라고 하였다(Stallabrass, 1999). 이것은 전시회의 성공의 대한 지표가 되는 전시회의 방문횟수를 보장하기 위한 접근성과 청중 참여의 가치를 지적한 것이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예술비평의 죽음은 예술 세계가 엔터 테인먼트의 한 형태가 되는 환경을 만들어 냈으며, 그 형태는 패션 산업의 패턴과 묘하게 닮아가고 있다. 탐색적이고 지속되는 문화적 비판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는 패션이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주류예술의 비판성이 패션으로 이전(Devolution)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예술의 비판적 기능이 스며든 패션을 크리티컬 패션이라 할 수 있다(Geczy & Karaminas, 2017). 같은 맥락으로 Geczy and Millner(2015)는 현대미술에서 예술 시스템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서,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일부 패션으로 이전되었다고 하였다. 즉 크리티컬 패션은 예술세계가 패션산업과 닮아가는 패턴과 인식을 크리티컬 패션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패션 관람자에게 다가가고 현대 사회와 소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크리티컬 패션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중재자 역할을 하는 패션디자이너에 대해 Geczy and Karaminas(2017)는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라고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부터 월터 반 베이렌동크를 크리티컬 패션의 사 례로 다루면서 이들 디자이너들이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을 정 의하고 있다. 더불어 마르지엘라, 살랴얀, 맥퀸도 크리티컬 패션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Geczy & Karaminas, 2017). 이러한 크리티컬 패션의 실천을 보이는 패션디자이너들은 미래의 변화된 신체, 과거의 어두움, 불확정성과 불확실성, 성의 퀴어링, 성적 경계의 분열, 현실과 비현실사이의 혼돈, 생 태학과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이들 디자이너들은 오늘날 패션의 실천(Practice), 착용(Wearing), 표현(Presentation), 재현(Representation), 그리고 소비(Consumption)와 관련된 현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Geczy and Karaminas(2017)는 앞으로의 패션의 형태와 실천을 위한 장소가 달라졌다고 언급하면서 패션의 미래는 미와 근원에 대해 도전하면서 크리티컬 패션 실천을 보이는 디자이너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하였다(Geczy & Karaminas, 2017). 이러한 크리티컬 패션 실천이란 자기의 식적으로 역사와 욕망과 관련하여 중요한 질문을 포함하는 디자인에 대한 방법이자 태도라고 규정하였다.

크리티컬 패션의 움직임으로 보이는 전시로는 전시 큐레이터 요제 토이니센(José Teunissen)에 의해 기획된「The Future of Fashion is Now」전이 있다. 이 전시는 2014년 보이만스 반 뵈닝겐 뮤지엄(Boijmans Van beuningen)에서 새로운 시각적 언어와 새로운 형식의 패션의 흐름을 알리는 전시였으며 다수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토이니센이 전시도록에서 크리티컬 패션이라는 말을 언급하거나 열거한 적은 없으나 그 전시에서 오늘날의 패션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와 표현방식에 있어서 앞서 언급한 크리티컬 아트에서 나타나는 부리오가 제안한 관계예술의 경향의 ‘대안근대 예술가(Alter-modern artist)’와 유사성을 보인다고 하였다(Teunissen et al., 2014). 대안근대라는 용어는 포스트모던 이후의 빈 공간에 한계를 정하는 것으로 서, 대안(Alter, 라틴어 alter는 ‘다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이라는 용어의 ‘타자성(Otherness)’이라는 이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고, 단 하나의 길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수많은 대안을 제 시한다(Kim, 2017).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달리, 대안근대주의(Altermodernism)는 과거, 기원, 정통,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지만 미래와는 관련이 있으며, 그것은 출처보다는 목적지를 전제로 한다(Teunissen et al., 2014). 토이니센은 세계화(Globalization)는 정통 국가 스타일이나 지역의 장인정신으로 표현되지 않는 새로운 미학과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 냈으며, 대안근대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패션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맥락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이질적 요소들을 모으는 기호탐험가(Sémionaut)라고 하였다(Bourriaud, 2009). 여기서 기호탐험가란 항상 현재 시제 속에서 영원히 횡단하고, 협상하고, 매개하며, 심문하는 용감무쌍함을 보이는 자들을 말한다(Kim, 2017). 이러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즉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는 오늘날 패션의 실천, 착용, 표현, 재현, 소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미와 근원에 대해 도전하면서 새로운 언어를 표현하고 있는 디자이너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트멍(Vetements)의 뎀나 바잘리아(Demna Gavasalia)는 스트리트 패션에서 하이엔드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큰 영감을 주며 패션시스템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바잘리아는 성 차 별과 동성애의 편견에 대한 반발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상징을 반대의 성에 부여하며 성의 이미지를 파괴시켰다. Fig. 7과 같이 체격이 왜소하고 강인한 남성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모습의 남성 모델과 반항적이고 강한 인상을 가진 여성모델을 출연시 켜 성차별에 대한 저항적 비판을 표현하였다. 그루지아(Georgia) 출신인 바잘리아가 겪었던 포스트소비에트 시기는 사회혼란과 성 소수자, 여성 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였으며 이에 대한 투쟁과 저항이 존재했던 시기이다. 이로 인해 바잘리아는 반발심과 비주류로 분류되는 성, 범죄, 마약 등의 사회에서 배타적으로 바 라보는 것들에 대한 비판으로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Jo, 2016).

Fig. 7.

Demna Gvasalia-Vetement, 2015 S/S.www.firstviewkorea.com.

그 외에 대표적인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로는 고샤 루브친 스키(Gosha Rubchinskiy)가 있다.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들을 특징짓는 일종의 비판을 보여주고 있는 루브친스키는(Roberts, 2017) 필름, 비디오, 쇼를 통해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루브친스키의 <The Day of My Death>(Fig. 8)은 2017년 S/S에 상영한 비디오이다. 이를 위해서 소셜미디어에서 모델을 선택하고 아방가르드 영화감독 르나타 리트비노바(Renata Litvinova)가 제작한 영상을 통해 민족적 정체성 표현을 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Fig. 8.

Gosha Rubchinskiy, <The Day of My Death>, 2016.Roberts(2017), p. 701.

이와 같이 크리티컬 패션은 크리티컬 아트의 변화에 따른 커 뮤니티에 집중하는 관계예술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으며 예술의 제도비판의 성격을 패션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즉 소 비를 목적으로 차이점을 끊임없이 붕괴시켜 동질화하고 있는 문화 산업의 통합에 저항하기 위해 기존의 패션시스템에 도전하는 실천적 패션을 말한다. 크리티컬 패션을 예술의 제도비판의 성격을 패션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정의할 때 예술에서 제도 비판적인 형태의 예술은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크리티컬 패션은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영향을 받은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 컨대 크리티컬 패션의 형성은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되어, 컨셉추얼 패션을 통해 발전하면서 크리티컬 패션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이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되어 컨셉추얼 패션으로 이어지면서 형성된 크리티컬 패션은 예술의 제도비판적인 성격을 패션으로 보여주는 실천적 패션을 말한다. 이러한 크리티컬 패션의 특징은 메시지 대상, 제작방식, 표현방식, 주요 디자이너에서의 새로운 특징을 보였다. 첫째, 메시지 대상은 성과 인체에 대한 저항에 대한 메시지부터 아이디어, 과정, 스토리에 대한 메시지를 포함한 커뮤니티를 위한 담론 중심의 실천적 형 태의 메시지로 확대되었다. 둘째, 제작방식은 전통적인 서구중심의 해체된 방식에서부터 비롯되어 디지털 미디어에 의한 재 매개방식을 포함하여 주체 간 상호작용을 위한 기존의 다양한 뉴 미디어를 활용한 재생산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셋째, 표현방 식은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벗어나 컬렉션에서 나아가 전시, 영상, 소셜미디어, 프로젝트 등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해 커뮤니티의 전달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넷째, 다양한 국적의 비서구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이상에서 고찰한 아방가르드 패션, 컨셉추얼 패션, 크리티컬 패션을 메시지 대상, 작업방식, 표현매체, 주요 디자이너로나 누어 비교분석한 결과를 Fig. 9로 요약하였다. 각각의 패션경향에서 보이는 메시지 대상, 작업방식, 표현매체, 주요 디자이너는 다르지만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되어 이어져 오면서 크리티컬 패션으로 변화되었다. 각각의 패션은 형성에 영향을 준 예술의 영향과 함께 변모되지만 크리티컬 패션은 여전히 아방가르드 패션, 컨셉추얼 패션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즉 아방가르드 패션에서 시작된 성, 인체에 대한 저항 메시지와 컨셉추얼 패션에서의 개념, 과정, 스토리 중심의 메시지가 크리티컬 패션에서도 여전히 그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아방가르드 패션을 시도한 일본디자이너가 컨셉추얼 패션과 크리티컬 패션 단계에서도 아방가르드 패션에서와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업방식과 표현매체에 있어서도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달라지고 있지만 컬렉션과 전시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Fig. 9.

Development of critical fashion.


4. 결 론

본 연구는 현재 패션의 새로운 일면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크리티컬 패션의 형성 배경으로 예술의 영향이 관찰되었고 더불어 예술과 패션의 간격이 좁아지고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입장을 넘나들며 예술의 입장에서 패션을 받아들이고 패션의 입장에서 예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두 장르 간의 경계를 초월하고 있었다. 동시에 예술을 통해 패션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 지 패션을 통해 예술을 보여주고 하는 것인지 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크리티컬 패션은 자기인식과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의복의 구성과 제작, 인체미, 패션산업 시스템, 패션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기존의 패션시스템에 도전하고 저항하는 새로운 미학과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크리티컬 디자이너의 접근방법에 있어서는 아방가르드 패션은 분야별 특성화적인 방법들과 비협력성을 보이며 영역 간의 동시적 존재형태의 다학제적 접근(Multidisciplinarity)방식을 따 르고 있었고, 컨셉추얼 패션은 특별한 방법들의 문제들을 위해 영역간의 교류와 협력하는 상호학제적 접근(Interdisciplinarity)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크리티컬 패션은 새로운 방 법의 개발을 위해 공통의 목표를 위한 총체적 시스템의 협업의 형태를 보이는 초학제적 접근(Transdisciplinarity)방식을 보이고 있었다. 즉 크리티컬 패션의 형태인 초학제적 접근은 문화, 건 강과 환경, 과학과 공학, 경영학, 인문사회학, 시각문화 등과 같은 광범위 분야와 학제적 패러다임을 초월적으로 접근하고 다 학제적 성향의 디자이너들이 능동적으로 참여를 해서 상호학제적 성향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융·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방법 론을 의미한다.

이렇듯 패션에서의 접근방식이 변화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화가 뒤뷔페(Jean Dubuffet)가 말한 것처럼 예술의 본질은 새로 움이다. 따라서 예술에 대한 견해도 새로워야 하고, 예술에 걸 맞는 유일한 체계는 영구혁명이다(Wladislaw, 1980/1993).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들에 의해 실천적 형태를 보이는 크리티컬 패션에서의 비평적 메시지들은 패션시스템에 도전하며 패션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또 다른 도전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크리티컬 디자이너들이 기존의 패션시스템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시각과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색한 점에서는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크리티컬 패션은 패션시스템의 본질을 비판하기 위해 질문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패션의 대안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면에서 본 연구에서 크리티컬 패션의 개념을 정립함으로써 새로운 패션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Shinkle(2017)이 처음에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다가 주류화되면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고 했듯이 크리티컬 패션도 결국은 그 시대의 주류가 되면 더 이상 새로 움이 없어진다. 예측컨데 다른 문화를 반영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패션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속 연구로 크리티컬 패션에서 비평적 메시지 유형별 분류와 더불어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들의 시도들이 당 대의 패션의 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 증할 수 있는 크리티컬 패션디자이너별 연구, 비평적 메시지 유 형별 연구 및 비평적 메시지가 미래의 패션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박사학위 청구논문 중 일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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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Rei Kawakubo, Lace sweater, 1982 F/W.REIKAWAKUBO/COMME des GARҪONS: Art of the In-Between(2017), p. 31.

Fig. 2.

Fig. 2.
Maritn Margiela, 1989-90 F/W.Art & Fashion, Between skin and clothing(2011), p. 21.

Fig. 3.

Fig. 3.
Hussein Chalayan, Cocoon shaped dress, 1998 S/S.www.firstviewkorea.com.

Fig. 4.

Fig. 4.
Viktor & Rolf, <Russian Doll>, 1999-2000 F/W.Huh(2011), p. 27.

Fig. 5.

Fig. 5.
Maison Martin Margiela, <9/4/1615>, exhibition, 1997.Huh(2011), p. 64.

Fig. 6.

Fig. 6.
Vanessa Beecroft, <VB47>, 2001.Chung(2012), p. 203.

Fig. 7.

Fig. 7.
Demna Gvasalia-Vetement, 2015 S/S.www.firstviewkorea.com.

Fig. 8.

Fig. 8.
Gosha Rubchinskiy, <The Day of My Death>, 2016.Roberts(2017), p. 701.

Fig. 9.

Fig. 9.
Development of critical fashion.